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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다로 부산까지 간다면 몇 일이나... 마지막 (장거리여행)자전거 2023. 10. 9. 21:19
맨흐래담 파워!
주인보다 일찍 일어난 아침 다리가 생각보다 많이 호전 되었다.
아무래도 간밤에 떡칠을 한 맨흐래담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이럴줄 알았으면 맨소래담 바른 다리에 좀 더 부은 담에 랩이라도 감고 잘 걸 그랬다.
아무튼 배가 고파서 주방을 기웃 거리고 있으니 벌써 일어났나며 선임이 안경을 고쳐쓰며 나왔다.
"배가 고파서......ㅡㅡ;;"
"어제 그래 먹어놓고. 잠깐만 기다리라"
그렇게 아침부터 미꾸라지탕을 배부르게 먹었다.
"그럼 우린 또 출발~"
"바바~ 여행 즐~"
우린 정겹게 인사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집을 나오기 전 맨흐래담 질펀하게 발라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초반에 평지 길이라 그런건지 맨흐래담의 힘인지 다리가 별로 아프지 않았다. 덕분에 스트타고 질주본능을 발휘하려했으나 곧 오르막이 나왔다.
"준호야~ 바꿔."
그렇게 내 다리는 다시 재활모드로 들어갔다.
하지만 맨흐래담의 힘은 정말 대단했다. 스트로는 가기 힘들었지만 기어 달린 자전거로는 느리지만 천천히 언덕을 기어 올라갈 수 있었다.
역시 많이 쓰는 이유가 있다. 오랜 전통의 베스트 셀러 맨흐래담 짱짱!
<오늘 우리가 가야할 길> 약130km 지금이야 쉽게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지만 그 땐 역시 손대중으로 몇 cm인지 재는 수 밖에...
아무튼 삼척에서 다시 시작된 여행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구 해안도로는 신도로와 다르게 엄청나게 요동치는 코스였다. (당연히 아래위로 길도 좀 꼬불꼬불하긴하다.) 신도로는 한 눈에도 시원하게 일자로 쭉~ 뚫려 있었다.
"야 우리도 그냥 신도로로 편하게 갈까?"
"형 저기 자전거 금지라 써 있는데요."
그랬다. 준호는 착하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구도로를 택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구도로는 낭만(?)이 있었다. 바로 옆에 바다가 보이고 중간 중간 해수욕장이 있는...... 아무튼 경치 하난 참 볼 만했다.
문제는 내가 경치를 볼 여유가 없다는 거ㅡㅡ; 그리고 신도로로 지나가는 라이더들을 보며 어라 저 사람들은 지나가잖아 하는 우리의 볼멘소리. 역시 아무리 금지라도 할 사람은 한다.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동해에서만 이틀을 보낸 우리는 다급해졌다. 시간 안에 부산에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우리는 드디어 아무 말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웃으며.
우리에겐 마지막 희망이 있었다.
-출발하기 전에 어떤 블로그에서 봤는데 울진만 지나면 거의 평지래~
속았음
여차저차해서 우리는 울진으로 무사히 건너왔다. 물론 맨흐래담의 힘도 도움이 되었다.
이젠 평지길. 자신 있었다. 내 다리도 재활훈련(?)으로 인해 이제 평지에서 스트 패달링 하는 정도는 별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줬던 죄없는 그 블로거를 우리가 욕하게 될 줄 몰랐다.
우리가 힘들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오르막길은 여전히 잦았고 점점 지쳐갔다.
<근심 한가득 준호> 왜 내가 구도로로 오자고 했을까. 전에는 안그랬는데. 내가 왜 이럴까 전에는 안그랬는데. 오르막만 봐도 지겹네.
울진에서 영덕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평탄치 못했고 우리는 중간 중간 쉬어야 했다.
이놈의 오르막길 난 언제 쯤 내 자전거 탈 수 있으려나 ㅡㅡ; (곧)
-아무래도 우리 속은 거 같어. 평지는 무슨 개뿔 뽑아먹는 소리.
-그러네요. 근데 오늘 영덕까지 갈 수 있을까여?
글쎄. 난 모르겠네. 하지만 가야 하는 걸 잘 곳이 없는 걸.
<기합 한 바가지 쏟아붓다.> 물이라도 마시고 힘내야지.
잘 곳이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정선에서의 악몽이 떠올랐다.
결국 우리는 그저 말 없이 달리는 수 밖에 없었다.
말하는 힘도 아까울 줄이야......
하지만 우리 바람과는 다르게 날이 점점 저물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고래불 해수욕장엔 잘 곳이 없다
저녁 8시가 좀 안된 시간에 고래불 해수욕장이란 곳에 도착했다.
정확히 해수욕장은 어딘지 잘 모르겠다. 표지판에 그렇게 써 있었으니.
왠지 마트 같은 게 있을 거 같았지만 찾기가 쉽지 않아 결국 구멍가게로 가서 간식을 샀다. 빵과 우유. 계란. 그래도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꾸준히 섭취한다. 몸뚱이 잘못되면 짐싸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출발할까 하다가 구멍가게 사장님께 혹시 근처에 찜질방 없냐고 물었다.
-없어. 없어.
-영덕은요??
-없어. 없어.
으~ 없어 아저씨.
큰일났다.
영덕이 여기서 제일 가깝고 큰 '군'인데 여기 잘 곳이 없으면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놀라서 얼른 지도를 꺼내 뒤졌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포항. 그래 포항이라면 꽤 번화한 곳이니 잘곳이 있을거야.
우리의 생각은 정확히 일치했다.
-여보세요. 야 영덕에서 가장 가까운 잘만한 곳 좀 찾아봐. 찜질방도 좋고 여관도 좋으니까 아무거나.
우리는 재빨리 전화했다. 지도상으로 아무리 봐도 쉽게 가려해도 이건 짱깨식 계산이라는 이점을 줘도 대략 70km는 넘어 보였다. 거기다 그저 그런 길은 아닐테니....
한 번의 경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했다. 우리가 원시인은 아니잖아. 최첨단 IT코리아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그저 몸으로 부딪히는 게 말이나 될 일인가. 우리에겐 정보의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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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에 가면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찜질방있음 살아서 돌아와용>
귀여운 후배녀석이 잽싸게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문자를 날려 줬다.
-아싸~ 아싸 아싸~ 가자가자 빨리 빨리 무브무브!
미션 성공
<드디어 영덕> 크게해서 자세히 보면 준호가 보임 ㅡㅡ;. 밤이라 할 수 없음.
한 시간 반정도 갔나? 드디어 영덕에 도착했다.
꿈에 그리던 영덕. 찜질방의 도시. 라이더들의 오아시스, 지상낙원. 대게의 도시.
하지만 우린 냉정했다. 한 번의 실수로 많은 것을 배웠기에 여기서 좋아하지 않았다.
먼저 시외버스터미널부터 찾았다.
목표물 확인.
지나가는 행인 1 위차파악 ok
고고고
"여기 혹시 잘 곳 없나요? 여관도 괜찮고, 찜질방이면 더 좋은데요."
"이짝으로 해서 이짝으로 해서 이짝으로 이짝으로......"
?_? 뭥미. 아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도대체 무슨 말이 이짝으로 시작해 이짝으로 끝나는가.방언의 신비.
어쨋든 잠잘 곳 확인.
기분 좋게 사진을.
<영덕의 밤> 자세히 봐야 준호가 보인다. 어딘가 앉아 있는데 숨은 그림찾기는 아님.
<영덕의 밤> 나도 자세히 봐야 보인다. 어둠과 한 무리는 아님.
이제 배를 채워야 했다.
대게를 먹고 싶었다. 난 대게를 먹어야 했다. 대게의 도시에 왔기에.
하지만 준호는 삼겹살이 땡긴다고 했다.
아무려면 어때. 영덕인데.
찜질방의 라이더 무리들
운이 좋게 삼겹살을 먹은 집에서 우리를 좋게 봤는지 복숭아를 한 뭉텡이 주셨다. 고생하는데 먹으라고. 역시 시골인심 ㅜㅜ. 추가로 찜질방의 위치도 자세히 알려 주셨다.
소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그렇게 찾아간 찜질방은 조용했다. 이미 12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기에 당연한 걸지.
아무튼 자전거 보관을 맡기고 들어간 찜질방.
아저씨가 청소를 하고 계셨다.
청소하는데 샤워만 해야하나? 고민하는 우리.
하지만 곧이어 구원자 무리의 등장.
한 열덟명 정도 되는 아저씨들이 들어왔다. 복장만으로도 딱 자전거 동호회 아자씨들.
들어오자 마자. 언제 청소 끝나냐고 언제 물 다시 채우는지 부터 물어본다. 그리고 또 다시. 빨래 할라고 하는데 탈수기 어딨냔다.
멋지다. 우리도 묻어갈 수 있겠구나. 에헤라디야~
우린 라이더~
포항은 역시 안 좋은 기억만....
영덕에서의 하룻밤은 정말 알찼다.
아침 8시 빨래도 하고 몸도 씻고 내 다리도 어느 정도 나은 것 같았다. 이제 다시 출발할 시간. 이미 어제 밤에 본 라이더 무리들은 사라진지 오래.
"우리도 이제 가자. 갈 길이 멀다."
갈길이 멀긴 멀다. 지금이야 알았네. 154km. 지금보니 체력이 만땅이었던 첫날 보다 더 많이 갔던 하루였다.
영덕 시외버스터미널 앞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이 때부터 찍은 사진이 없는 게 아쉽다.
이런 사정으로 영덕에서 부산까지의 우리 흔적이 사라진게 많다. 슬플게도. 디카도 가져갈 걸 후회하고 있는 지금이다.
아무튼 인심 좋은 할머님이 차려주는 밥상을 잘 먹고 출발한 우리. 날씨도 좋고 정말 모든 게 좋았다. 다리도 어느 정도 나아 있었다. 역시 재활치료는 소중한 거여.
거기다 영덕부터는 정말 거짓말 같이 오르막길이 거의 없었다. 순 평지길. 우린 정말 신나게 달렸다.
<포항으로 가는 중 휴게실에서> 정말 가장 자전거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코스라고나 할까? 옆엔 바다가 보이고......
<송라면> 처음엔 에라면 인줄 착각했다. 깜놀. 그래서 멈춰 선 곳. 다시 보니 송라면 이었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평탄한 길에 내심 만족을 하며 말도 없이 경치를 바라보며 달리던 우리는 점심 때 쯤 포항에 도착했다.
포항은 여태 달려온 곳과 달리 도시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하지만 내 기억 속의 포항은 그런 곳이 아니었다.
포항은 내가 군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별로 기억이 좋진 않다. 얼마나 벌레 취급을 받으며 지냈던가...... 방금 전 까지 얼싸안고 있던 가족들이 등을 돌리자 마자 우리에게 처음으로 DI들이 뱉은 말.
-니들이 이제부터 개야. 사람대접 받을 생각마.
젠장.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다. 물론 훈련소를 마치고 실무에 가기 전 1주일은 나름 사람 대접을 받았다만......
아무튼 그런 포항과의 두번째 만남 또한 인상적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와서 슬슬 출발하려고 하는데 뜨거운 햇빛이 날 멈췄다.
아닌게 아니라 여행 내내 덥다고 나시를 입고 타서 그런지 손목이며 팔이며 모두 새빨갛게 익어 있었다. 여태 다리 부상으로 깨닫지 못한 것인가. 이제 좀 살만 하다 싶었더니 화상이 고개를 들고 나를 노려본다. 젠장. 하지만 뭐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닌 일. 그저 말 없이 긴팔을 입고 달릴 뿐 이었다.
그렇게 이제 달리는 것에만 열중하던 우리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잠시 멈췄다.
이유인즉슨 이대로 쭉~ 가느냐 아니면 포항에서 우회를 해서 다시 해변 도로를 타고 가느냐 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준호야 어디로 갈래?"
"글쎄요. 해안으로 가고 싶기도 한데, 거기로 가면 또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고. 어떡하죠?"
그랬다. 준호는 내심 내가 결정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 어쨋든 우리 목표는 부산이니까 최단 경로로 갈까? 너 부산에서 만나고 싶은 애도 있다고 했잖아." (여행 중 부상으로 이래저래 시간을 낭비해 남해 쪽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ㅡㅡ;)
그렇게 우리는 최단 거리로 가기로 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준호는 내 다리가 지금은 괜찮지만 또 무리하면 악화될까봐 섣불리 해안으로 가자는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유야 어쨋든 포항에서는 최단 거리를 택해서 내륙 쪽으로 아주 조금 한 1cm?들어왔다. 덕분에 우리의 양옆에 펼쳐진 푸른 논밭을 볼 수는 있었다.
단, 경치를 즐길수는 없었다. 포항부터의 길이 구도로와 신도로가 합쳐진건지 우리가 최단 거리 길을 들어서인지 울산 부산 방향 덤프트럭이 엄청나게 달리고 있었기 때문.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트럭을 의식하며 우리는 애써 웃음 지었다.
유비무환
조심조심 트럭에 쓸려갈까 조심 하던 우리가 드디어 울산에 도착한 시간 7시 한참을 달려가던 나는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자 준호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
갑자기 가슴이 쿵쾅 거렸다. 맙소사. 모든 것은 나 때문이야. 고생만 했는데. 어떡하지.
떨리는 마음으로 핸드폰으로 손을 가져갔다.
이미 세통의 부재 중 전화가 와 있었다.
아 나 정말. 갑자기 어떡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부산인데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전화하기가 겁나 조금씩 뒤로 가보았지만 준호는 보이지 않았다.
불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무도 내 맘을 모르죠~i cant stop.........
지금 내맘을 대변해주는 벨소리가 울렸다. 참 어찌 이리 벨소리가 절묘한지.
-형,
안도의 한숨. 침착하게 대답하는 나.
-어. 너 어디냐?
-아 자전거 펑크 나서 급하게 멈췄어요. 바퀴 망가질까봐 가지도 못하고......
다행히 내가 생각하는 별 일은 없었다. 펑크라니 푸하하하. 그 까이 꺼 뭐.
한 20분 정도 되돌아가니 준호가 울상으로 앉아 있었다.
-이거 어떡하죠?
드디어 내 숨겨진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 이럴 줄 알고 가져왔다. 스티커형 펑크패치.
타이어를 벗기고 튜브를 빼서 보니 상처가 조금 커 구멍 난 부위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난 맥가이버의 마음으로 한 껏 비웃어 주며 간단한 사포질과 함께 펑크패치를 꺼내서 살포시 붙여주었다.
-됐어. 이제 바람만 넣으면 돼. 내 가방에서 펌프 좀 꺼내줘.
준호는 미심쩍은 눈으로 날 바라보며 내 등짐에서 펌프를 꺼냈다. 정말 이게 끝인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이걸 어쩌나 이미 몇 번 해봤는 걸.
역시 이것저것 바리바리 챙겨가는 게 중요한 자전거 여행이다.
그렇게 펑크를 대충 틀어막느라 한 시간여를 소비한 후 다시 울산을 벗어나려는 우리에게 다시 어둠이 찾아왔다. 쬐금 걱정은 되었지만 뭐 이미 울산까지 온 이상 다 왔다는 생각에 패달링을 멈추지 못 하는 우리였다.
울산에서 부산까지의 여정은 정말 쉬웠다. 부산 살던 시절에 울산 이모댁에 버스타고 금방갔던 기억이 있어서 금방 갈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버스얘기라...... 마이스타일, 짱깨식 계산이 빗나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덤프트럭 기사님들이 다 퇴근하셨는지 트럭도 거의 없었고 버스만 간간히 보이는 도로는 우리 세상이었다.
어두운 곳이라 조심스럽긴 했으나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우린 달릴 뿐. 사실 소리도 조금 질렀다. 동네 사람들 미친 X인 줄 알았을 거다.
부산으로 가는 길은 약간 이상했다. 기장이라 그랬다가 양산이라 그랬다가 길 가는 중에 자꾸 표지판이 바꼈다. 그렇게 이상하다고 생각하길 수차례. 그 이상한 표지판이 한 번 더 보였다.
나무? 풀?어쨋든 절묘하게 가려져 있었지만 난 똑똑히 보고 말았다.
-여기부터 부산입니다. 라는 작은 표지판.
오오오. 짜~릿짜~릿 몸이 떨려~
드디어 부산에 도착했다.
우리가 왔던 길이 좀 높았던지 조금 더 부산으로 들어가니 우리가 가던 길은 꽤 높은 고가도로로 이어졌다. 뭐 내리막길을 우리가 뭐하러 신경써. ㅋ
나의 살던 고향 부산에서 제일 먼저 본 곳은 역시 변두리라 그런지 밭, 원예 조경 하는 곳, 그리고 조금 더 들어가니 시외버스 터미널. 오오~ 내가 살 때만해도 터미널은 동래구에 있었는데...
아무튼 흥분한 우리는 도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미 밤늦은 시간이라 차가 별로 없었음. 따라하지 마세요.)
그러던 준호가 보고 싶었던 사람에게 전화를 했더니 광안리 쪽으로 오란다.
하하. 여긴 북부산인데. 남쪽으로 또 얼마나 가야 하는가. 우린 배고픈데.
아무튼 잠시 기뻐하던 우리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살았던 사직쪽으로 갔다.
사직운동장이 그대로 있었고 자전거 빌려주는 곳은 없어진 건지 문을 닫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예전 모습 그대로 였다. 교대도 그대로 있었고......
뭐 여기서 부터는 그냥 뭐 잡일(?)이 좀 많이 있어서 좀 자르고 얘기하면
우린 결국 체력 고갈로 배고픔으로 준호의 지인에게 가지 못하고 밥을 먹고 다음 날 찾아간다.(사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리고 그 친구를 만난다.
<역시 부산은 시1> 너무 늦은 시간이라 문 연 곳이 없었다. 삼겹살에 시원 한잔하고 몸보신 한다며 육회를 좀 시켜먹은 우리. 자전거와 우리 꼬라지를 보고 바로 여행 중이라는 걸 알아챈 주인 아저씨. 원래 문닫을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그리고 내 생각은 적중했다. 우리가 다 먹고 일어설때 까지 꼼짝 않던 분이 계산하고 돌아서니 잽싸게 마감을...... 고마운 아저씨.
<자전거 살리기> 부산에 도착하고 나서야 자전거에 바람넣고 정비하는 준호.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하도 잡았더니 브레이크 부분이 다 갈렸다.
<광안대교>자전거를 한 손으로 들고 있는 것처럼 찍으려 했으나 준호의 실력 미숙으로......
드디어 광안리 까지 온 준호는 허탈함에 빠지게 되고... 역시 인생무상. 이제 이 허무한 감정을 어이하리.
부산에 또 언제 오려나......
<올라오는 길은 기차로...> 더 이상 자전거를 탈 시간이 없었던 우리. 결국 집에 가는 길은 대중교통으로 ㅡㅡ;
새벽에 도착한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부천으로 파주로 다시 한 번 여행을 해야 했으니......
결론: 스트라이다로 강원도를 경유해서 부산을 가면 꽤 걸린다.
바로 직행하면 아마 몇 일 안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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